AI가 코드를 다 짜는 시대에, 코딩을 배운다는 것

AI가 코드를 다 짜는 시대에, 코딩을 배운다는 것

챗GPT나 클로드에게 "이런 앱을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코드가 한 화면 가득 흘러나옵니다.

그 장면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제 코딩을 배우는 일은 의미가 없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답을 찾으려고 전문가들의 말을 들춰보면 의외로 방향이 엇갈립니다. 오늘은 그 엇갈리는 풍경을 가볍게 훑어보려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글로 미뤄두겠습니다.

"이제 코딩을 배우지 마라"

가장 화제가 된 목소리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에게서 나왔습니다.

AI 칩으로 시대를 이끄는 회사의 대표가 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지 말라고 했습니다(2024년 2월,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

앞으로는 사람의 말로 컴퓨터에 지시하면 그만이니, 차라리 생물학이나 농업처럼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라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진단을 AI 회사 앤트로픽의 대표 다리오 아모데이도 내놓았습니다(2026년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그는 6개월에서 1년 안에 AI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하는 일을 거의 다 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끝까지 인간에게 남을 능력은 결국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결론은 분명해 보입니다. 코딩은 저무는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 배워야 한다"

그러나 정반대편의 목소리도 가볍지 않습니다.

코딩이 죽는다는 예언은 사실 삼십 년 전부터 되풀이되었지만 한 번도 들어맞은 적이 없습니다.

도구가 쉬워질 때마다 사람들은 떠나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흥미로운 실험도 있습니다.

비영리 연구기관 METR이 2025년 7월 내놓은 연구에서, 숙련된 개발자에게 AI를 쥐여주었더니 쓰지 않을 때보다 일이 도리어 19% 느려졌습니다.

정작 본인들은 더 빨라졌다고 느꼈다는 점이 묘합니다.

AI가 내놓은 코드가 맞는지 확인하고 손보는 데, 아낀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었던 것입니다.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양쪽의 말을 가만히 포개어 보면 둘은 다투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어조로 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라지는 것은 코드를 손으로 받아치는 능력이고, 귀해지는 것은 무엇을 왜 만들 것인가를 판단하는 힘입니다.

계산기가 등장했다고 해서 수학을 손에서 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암산의 속도를 겨루는 일은 빛이 바랬고, 어떤 식을 세울 것인가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AI 시대의 코딩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가 익혀야 할 것은 문법의 암기가 아니라 문제를 잘게 나누고 차례로 풀어가는 사고의 힘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코딩을 배우며 길러지는 진짜 실력이며, 도구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사람의 몫으로 남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물음은 코딩을 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닙니다. 어떻게 배우게 할 것인가, 그쪽이 옳은 질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를 학년에 따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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